농경시대가 시작되는 신석기부터 저울은 사용됐다.
이집트 선사시대 무덤에서 저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발견됐고 BC 5000~BC 40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도 천칭과 유사한 저울이 그려져 있었다. 사유재산이 존재하면서 저울은 오랫동안 부를 축적하는 중요한 도구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원칙과 질서를 수호하며 인간세상의 분쟁을 해결하다 인간의 타락이 극에 달하자 다른 신들과 승천해 천칭(天秤)자리가 되었는데 ‘디케의 저울’로 불리는 이유가 됐다.
마마세계저울박물관(강릉시 정등로 130)으로 저울 유물전시관이다. 제1전시실에는 신석기 시대 돌 추를 비롯해 한국과 중국,일본, 동아시아의 저울이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에는 이른바 저울의 전성기로 불렸던 17세기~19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화려한 저울들이, 우편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나오기 시작한 세계 각 나라의 우편 저울이 제3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특별 전시실에서는 당시에 저울의 부속품으로 사용됐던 금추, 은추, 황동추, 금저울, 은화, 금화들은 당시 저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만든 루이 14세 때 만들어진 거대 저울 앞에 서면 저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박 경희 관장은 평생의 노고와 집념이 묻어있는 4,000여점이 고스란히 공개되었다.
25년 전 유럽 여행 중 1600년대 포르투갈 수공예 저울에 매료되어 전문 수집가가 되었단다.
‘가진 자들의 것’이었기에 ‘부의 상징’이었던 유물 저울.
전시된 저울들은 당시 각 나라들의 번성과 몰락,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욕망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부를 측정하는 물질의 저울이 있다면 우리 마음에는 고장 나지 않는 디케의 저울이 있고 희망과 행운이 가득 담긴 복 저울이 있다”며 “선하고 공평하고 평등하고 기울지 않는,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리를 보여주고자 저울을 모았고 이들을 통해 부가 아니라 복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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