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이다.
그때와 달라진 건 원주역이 아닌 *반곡역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 당시엔 사람들이 내릴 수는 없는 간이역이었는데 이제는 혁신 도시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열차가 정차하고 있었다.
‘벚나무에 꽃이 피는 날 찾아보리라’ 다짐했지만 눈 내리는 반곡역에 발을 내디뎠다.
2018년 원주-제천 구간의 선로가 이설되면 무정차역이 될 반곡역은 생의 마지막이 오지 않을 것처럼 달리고 있다. 여객 취급 중지 선고를 받은 지 7년 만에 혁신도시의 출퇴근을 책임지며 왕복2편(1일 4회)으로 운영을 재기했다. 최근엔 왕복 4편(1일 8회)으로 증편되어 운영될 만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처음엔 출퇴근을 위한 단순 운행을 목적으로 했지만 지금은 혁신도시에 거주하며 인근 도시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제법 생겼다고 한다. 덕분에 이 역의 운명이 달라질까 기대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새로 생기는 남원주역이 이 수요를 책임진다고 한다.
지난 1941년 개통해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간이역으로 2005년 등록문화재 165호로 지정된 반곡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로 이 자리에 남을 뿐이다.
반곡역을 연상할 때 벚꽃이 피는 계절의 풍경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두 해 전 찾았을 때와 달라진 점 중 하나는 고양이 가족이 산다는 것. 한두 마리였던 녀석들이 지금은 7마리 정도의 대가족을 이루었다. 역내 직원들의 보살핌과 인근 주민들의 관심으로 역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넋 놓지 않을 사람들이 지키기에 역은 살아있다.
마지막이란 것은 없는 것처럼 사람이 오갈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간이역이 선로 이설 이후에도 그런 공간으로 남길 빌어본다.
선로가 이설되면 반곡역을 이웃 역으로 이어주는 선로는 철거 될 예정이다. 다행이 역사(驛舍)는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된다.
중앙선 반곡역 : 원주시 달마중3길 30, 033-747-1188, 1544-7788
원주시티투어 : www.wjmunwha.or.kr, 033-764-3794
*반곡역은 여객 열차가 정차하지 않은 보통 역으로 역사(驛舍)는 근대문화유산(165호)으로 지정될 만큼 옛 이미지를 담고 있고 대합실은 철도 역사(歷史)를 담은 미술 갤러리로 지난 2010년 대한민국공공디자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네이버 지식백과, 철도역 정보, 철도산업정보센터)
Tip: 원주 역에서 86,84번 버스를 타거나 원주시티투어(4월-11월 운영) 상품 중 반곡역이 포함된 코스도 있다.
글 : 김송이, 유명 블로거, 자유기고가
사진 : 김시동, 김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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